Review/영화/공연/전시
아저씨
버미96
2010. 8. 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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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로 아저씨를 관람하다.
영화는 잔인했지만 한편으로 따뜻했고 세상과 단절된 한 인간이 세상과의 마지막 소통창구를 놓치지 않기위해 몸부림 치는 모습을 보았고 결국엔 그것을 지켜내는 마무리로 끝나 왠지모를 안도감이 느껴졌다.
클럽의 댄서로 일하는 효정의 딸 소미는 근처 전당포 주인인 태식을 종종 찾아가곤 한다.
주변과의 소통이 전혀 없는 태식이지만 그런 그도 그렇게 자신에게 다가오는 소미가 싫지만은 않다.
효정은 자신이 일하는 클럽에서 거래가 이루어진 히로폰을 빼돌려 돈을 벌려하지만
그로인해 딸과함께 납치를 당하게 되고 이를 목격하게 된 태식은
소미를 구하기 위한 위험한 여정을 시작하게 되는데.....
태식은 특수부대원으로 일하던 중 임신한 아내를 잃었다.
그 충격으로 세상과 등돌리고 전당포라는 자신만의 공간안에 자신을 가두고
있는 듯 없는 듯 미래가 없는 오늘만을 살아가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런 그에게 다가온 소미는 세상과 단절된 그를 세상으로 이어주는 실낱같은 마지막 희망.
그런 소미가 범죄자들에게 납치되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그는 어떻게 해서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소미를 찾으려고 한다.
자신의 아이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죄책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스스로 끊어버린 세상과의 소통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소미를 잃게되면
다시 세상에서 고립되어 껍데기처럼 살아가야 하는 것에 대한 무의식적인 저항이었을까.
일련의 사건을 일으킨 범인들을 모두 죽이고 난 후 더이상 살아야 할 의미를 잃어버린 태식은
스스로 세상과의 작별을 고하고자 하지만 소미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다시한번 살아볼 용기를 내본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제일크게 드는 느낌은 "원빈 짱 멋있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영화는 원빈을 위한, 원빈에 의한 영화였던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어렸을 때의 원빈은 잘생긴 얼굴 덕분에 연기하는구나 했는데,
이제는 나이도 들고 제법 성숙미도 풍기는 것 같고, 얼굴 때문에 집중을 못한다고 할 정도로 연기력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다만, 원빈 특유의 그 이 꽉 깨물고 말하는 듯한 어투는 아무래도 고쳐지기 힘든 것 같다는.. :-)
영화는 추천이지만, 잔인한 장면이 많고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더라도
좀 비위상할만한 장기거래라는 상황이 줄기차게 영화내내 나오는지라
비위가 약하신 분들에게 권할만한 영화는 아니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