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에서

잔잔일상사 2008. 8. 29. 10:30

생각해본다. 나는 아마도 작년 이맘때에도 똑같은 자세로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 올해도 다 갔구나. 그리고 나는 아직도 여기에 있다. 약간은 앞으로 발을 디딘듯 싶다가도 주위를 둘러보고 모두 성큼성큼 앞으로 전진하는 것을 보면 또 약간 의기소침 해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9월이 된다고 생각하니 곧 다가올 추석에 친척들을 만나 이러저러한 변명을 하며 졸업이 늦어지게 되었다고 애써 쓴 웃음을 지어보여야 할 생각에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온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건너띨까도 생각했지만 나의 그런 위축된 모습에 상처받을 부모님을 생각해서도 그래서는 안될 것 같고 또 그것이 아니더라도 언제까지 그렇게 닥쳐진 상황들을 모면하려고 얕은 꾀를 쓰는 것은 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랄까, 아무튼 그냥 다시한번 겪고 넘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날씨는 선선하고 따뜻한 햇볕덕에 너무나도 편안해 보이는 푸른 바깥풍경이 조금 있으면 울긋불긋한 가을 단풍으로 바뀌고 나는 언제나처럼 공상과 사색의 늪에 빠져버릴것이다. 그렇지만 예전만큼 편안한 기분으로 그런 상황을 만끽하기에는 상황이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다고나 할까... 흠..  부디 올해가 가기전에 어떤 결론이 내려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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