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Review/영화/공연/전시 2010. 7. 19. 00:06

이끼
감독 강우석 (2010 / 한국)
출연 정재영,박해일,유준상,유선,허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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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전 8시20분 조조영화 관람을 위해 허겁지겁 집을 나섰다.
이른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영화 관람을 위해 상영관을 채우고 있었다.
오래간만에 보는 한국영화 그것도 서스펜스 스릴러 물이라 약간 기대를 하고 관람을 시작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조금은 실망스러운 영화였다.
사건은 개연성이 부족해 보였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희미했다.
영화내내 느껴졌어야 할 긴장감은 이리저리 흩어져 지루함마저 느껴졌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데 없이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재영의 연기가 조금 식상하게 느껴졌다.
뭐랄까 크게 흠잡을 만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잘만든 영화라고 하기도 어려웠달까?
유목형과 천용덕의 관계. 왜 유목형이 천용덕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밖에 없었는지
실제로 유목형은 어떤 사람인지, 왜 유목형과 유해욱은 떨어져 지내야 했는지,
유해욱은 왜 갑작스레 아버지의 죽음을 그토록 캐내고 싶었던 것인지.
영지는 실제로 유목형을 위한 희생을 한 것인지, 그저 자신을 위해 감내해 왔던 것인지.
등등 여러가지 의문점들이 모두 희미한 이유의 흔적을 남긴채 끝나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많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효과적이지도 않았던 어설픈 유머코드들도 재미를 반감시키는데 일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분명 plot 자체는 흥미롭고, 연기나 촬영 영상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나 몰입의 정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건 편집 탓을 해야하는 것일까?
판단은 개인의 취향에 맡기는 것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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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 피터 야블론스키 피아노 듀오 콘서트 관람기

Review/영화/공연/전시 2010. 7. 3. 13:24

6월의 마지막 날.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부랴부랴 버스에 올라탔다.
계획에 없던 피아노 콘서트를 보러 가기로 갑자기 마음을 먹은 탓에 차를 집에 두고 왔기 때문이었지만
가끔 버스를 타보는 것도 운치있지 하며 자신을 두둔해 보지만,
사실 가는 길 내내 옆에 서있던 남자의 땀냄새 때문에 죽을 것만 같았다.
혹시나 자리가 없을까 해서 걸음을 재촉했지만 막상 가보니 자리가 너무 많이 비어 있어 조금 실망스러웠다.
오른쪽 앞쪽 자리라 적어도 한명의 연주 모습은 제대로 보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무대 중앙 쪽 가운데 자리가 항상 좋은 건 아니라는 걸 알게되었다.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이윽고 두 연주자가 나란히 등장해 한대의 피아노 앞에 나란히 앉았다.
상당히 비좁고 불편해 보이는 것과는 달리 Mozart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연주(Sonata in C major, KV521)가 시작되었다. 크게 특징적이거나 격한 곡이 아니라 다소 밋밋할 수도 있었지만, 그 나름의 오밀조밀한 맛과 반복되는 리듬이 매력적인 곡이었던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두사람의 스타일이 좀 안 어울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곡 다음에 연주했던 나머지 곡들은 모두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 냈던 것 같아서 그런 생각은 접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 hands를 위한 곡 보다는 다른 듀오 곡들이 더 좋았던 것 같다. Youtube에서 kissin과 Argreich의 연주를 들어보면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연주는 Arensky 라는 사람이 작곡한 Suite No.1 for two pianos, Op.15 이다.
이곡부터 두사람의 연주가 묘하게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확실히 두사람은 다른 연주 스타일을 가진 연주자이다. 김정원은 다소 격정적인 연주스타일이라면 야블론스키는 뭐랄까 절제되면서 섬세한 연주스타일이랄까 한국 사람들에게 어떤 연주 스타일이 더 먹혀들지는 모르겠지만 두사람 모두 훌륭한 연주자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인지 첫번째 곡에서는 한 피아노위에서 두 스타일의 연주가 이루어지는 걸 듣고 있자니
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었는데, 두대의 피아노를 가지고 따로따로 이루어지는 연주를 듣고 있자니 왠지 귀가 즐거워졌다. 뭐랄까 서로의 비는 부분을 매꿔준다고나 할까. 야블론스키 같은 스타일은 섬세하지만 자칫 지루해 질 수 있을 것 같고 김정원의 스타일은 조금은 너무 격정적이라 가끔씩 잡아 끌어내려 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인데 그런 부분을 서로서로가 보완해 가면서 멋진 곡을 만들어 냈다. 지금 검색해 보면서 알게 된 건데 김정원씨는 아내 김지애 씨와 함께 이 곡을 연주한 적이 있다. 연주는 피터 야블론스키가 한수위일지 몰라도 확실히 부부 사이라 그런지 부부의 연주가 더 달콤하게 들리는 건 그냥 느낌 때문일까? 아무튼 곡 자체도 굉장히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면서 약간 jazzy 한 느낌도 들고 해서 콘서트 홀의 분위기가 아주 말랑말랑 해지는 것 같았다. 

인터미션이 끝나고 시작된 2부 공연에서는 Rachmaninoff 의 Suite No 2 for two pianos, Op. 17과 Lutoslawski의 Variations on Paganini theme 을 연주했는데 두 곡다 특히 마지막 Lutoslawski 곡은 무거우면서도 빠른 스타일에 그러면서도 어떤 현대적이면서 불안정한 감정의 변화를 표현하는 듯한 스타일의 곡이라 그런지 개인적으로 인상적이고 더 맘에 들었던 것 같다. 뭐 귀에 익어서 인지도 모르겠지만. ㅎㅎ
2부 시작하기 전에 김정원씨가 잠깐 나와 2부 공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시작했는데, 나는 이제 좀 유명해진 피아니스트라 자신만만한 모습의 김정원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굉장히 수줍은 듯한 태도를 지닌 사람이었다. 이래서 여자들이 더 열광하나보다 싶더라는.. 피아노 칠때는 그렇게 열정적으로 보이는데 말이지..

두번의 앵콜 공연끝에 연주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고 나오자마자 프로그램을 산 나는 온통 사진찍느라 난리인 여자들 사이에 줄을 서서 사인을 받아왔다. 흠.. 솔직히 여자들만 서있는데 있을라니 좀 그래서 잠깐 망설였는데, 나름 기다려서 사인받아오니 왠지 뿌듯하다는.  아무튼 즉흥적으로 참석하게 된 콘서트 였지만 오랜만에 귀를 정화시켜서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 한 듯 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지난번 당타이손 공연을 놓친 걸 뼈저리게 후회했더라는.. ㅠ.ㅠ 당타이손 다시 와 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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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oss the Universe

Review/영화/공연/전시 2009. 4. 22. 22:02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감독 줄리 테이머 (2007 / 미국)
출연 에반 레이첼 우드, 짐 스터져스, 조 앤더슨, 다나 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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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생신이라 집에 갔다가 우연히 시범방송중인 케이블 방송에서 Across the universe 라는 영화를 보게되었다. 뭐 무슨 영화인지 전혀 알지도 못하고 영화 초반에 이 영화는 비틀즈의 음악들을 기반으로 해서 만든 영화라는 말이 얼핏 보이길래 그냥 멍하니 앉아서 보기 시작했는데, 어쩌다 보니 끝까지 보게되었더라는..

영화는 잉글랜드 리버풀의 어느 조선소에서 일하는 주드의 일상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잡역부로 일하는 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주드는 사랑하는 어머니와 연인을 그곳에 남겨두고 선원이 되기로 한다. 그리고 배를 타고 미국으로 향한다. 미국에 도착한 주드는 실은 자신의 친부인 웨스 휴버를 찾아간다. 이곳에서 그는 자신의 아버지는 물론 인생의 큰 변화를 같이 겪게 될 친구 맥스를 만난다. 맥스는 잘나가는 변호사 집안의 아들로 프린스톤대학을 다니면서 흥청망청한 인생을 살지만 그것이 자신과는 전혀 맞지 않는 삶이라고 여기고 이 때문에 부모와 갈등을 느낀다. 결국 맥스는 어느 추수 감사절날 주드를 데리고 자신의 집에 왔다가 프린스톤대를 떠나겠다고 가족들에게 공표하고 가족들과 이 문제로 갈등을 겪게 된다. 주드와 맥스는 뉴욕으로 가서 허름한 꼭대기층에 살고 있는 새디의 집에 세들어 살면서 맥스는 택시 운전수로 주드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을 하며 지낸다. 여기서 그들은 기타리스트 조조와 히치하이킹으로 뉴욕에 온 푸르던스를 만나게 된다. 한편 맥스의 여동생 루시는 오매불망 첫사랑 다니엘이 베트남 전쟁으로부터 돌아오길 기다리지만 다니엘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오고 생전 처음 경험하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루시는 방황하다 오빠가 있는 뉴욕으로 향한다. 루시와 주디 사이에는 애정이 싹튼다. 가수인 새디와 기타리스트인 조조 사이에도 그런 기운이 감돌고 새디를 몰래 흠모하던 푸르던스는 어느날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맥스는 나라로부터 군사징집에 응하라는 요청을 받고 어떻게 해서든지 빠져나가보려고 하지만 뾰족한 수를 찾아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새디의 그룹은 어떤 파티에 초대되고 거기서 닥터 로버트를 만난 후 그의 버스를 타고 이상한 여행을 하게된다. 여행의 중간 지점에서 닥터 로버트는 자신과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닥터 프랭크 기어리를 만나고자 하지만 거절당한후 실망해서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고 그를 따라나섰던 새디와 조조 주디 맥스 루시는 그곳에서 이상한 서커스단의 공연을 경험하게 되고 우연히도 푸르던스를 만난다. 서커스에서의 몽환적인 경험을 마친후 집으로 돌아온 후 맥스는 결국 징집되어 베트남으로 파견이 되고 이때부터 루시는 반전운동에 참가한다. 루시가 반전운동에 참가하면서 루시와 주드의 관계는 악화일로에 접어들게 된다. 한편 새디는 매니저로부터 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솔로 활동을 할 것을 강요하고 이로인해 조조와 새디의 관계도 틀어진다. 루시 무리의 데모가 있던 어느날 루시는 경찰에 의해 잡혀가고 이를 저지하려던 주드도 엉겁결에 같이 체포되어 간다. 그러나 불법 체류자 신분이었던 주드는 리버풀로 송환되고 거기서 옛애인 몰리를 만난다. 몰리는 자신의 친구 필의 아이를 가졌다. 누구도 이에 대해 뭐라 하는 사람은 없다.
한편 맥스는 전쟁에서 신체적 정신적 상처만을 안은채 돌아오고 루시는 여전히 반전 운동에 열심이다. 그러던 어느날 주드는 뉴욕에서 반전시위자들이 폭탄을 제조하다 폭발한 사건의 기사를 접하고 그녀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맥스와 연락을 한다.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한 주드는 합법적으로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준비하고 뉴욕에 도착한 후 어느 건물의 옥상에서 불법 공연을 하는 새디 무리들과 조우한다. 한편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왔다가 늦어서 입장하지 못한 루시는 문앞에 붙여진 주드가 만들어 놓은 새디를 위한 딸기 일러스트레이션을 발견하고 쓸쓸히 돌아간다. 그러던 중 경찰이 이들의 불법 공연을 저지하기 위해 난입하게 되고 모두 연행하는 상황이 된다. 이 때 몰래 숨어있던 주드가 나와 아무도 없는 옥상에서 오직 루시만을 위한 노래를 부르게 되는데, 그 노래가 All you need is love 이다. 그가 조심스레 부르기 시작하던 노래를 경찰과 함께 돌아온 새디 일행이 같이 부르게 되고 루시는 이를 듣고 그것이 주드임을 알아차린다. 루시는 건물안으로 들어가려 하지만 경찰에게 저지당한다. 맥스는 갑자기 건너편 건물 옥상에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한 채 서있는 루시를 발견하게 되고 She loves you 를 부르기 시작한다. 루시와 주드는 눈물을 흘리며 울고 화면은 구름과 파란 하늘로 페이드 아웃된다.

이 줄거리는 기억에 의존해서 만든게 아니라 대강 위키피디아에 나온 걸 간단하게 옮겨놓은 것이다. 자세한 걸 원하면 인터넷 검색을... 좀 특이한 영화였다. 비틀즈의 음악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여서라기 보다는 시종일관 진지한 내용과 약간은 어두운 분위기로 인해 지루할 수 있는 여지를 독특한 영상미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보완한 느낌이 들었다. 뮤지컬 형태의 영화로 본래 비틀즈의 노래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로 불려지는 노래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 영화의 내용을 참 노래와 잘 맞게 매치해 놓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령 흑인 아이의 장례식장에서 불려지는 let it be 라던가, 마지막 장면에서의 all you need is love 과 같이 적재적소에 알맞은 노래를 잘 끼워넣은 듯 하다. 베트남전 참전이라던지, 반전 시위와 같은 무거운 내용을 다루면서도 초현실적인 서커스단의 공연과 중간에 나오는 딸기를 이용한 팝아트적인 행위를 통해 영화의 신선함을 잃지 않으려고 애쓴 흔적이 보였다. 비틀즈의 음악과 함께 조금은 다른 영화를 오랜만에 감상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영화일지는 미지수.

@ 주인공인 주드로 나오는 '짐 스터져스'를 어디선가 봤다 싶었는데 기억이 안나서 답답했었는데, 찾아보니 21에 나왔던 천재 주인공이었더라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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